수습기간 동안 콩깍지 제대로 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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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솜방 이용인들에게 콩깍지가 제대로 씌였습니다.
설렘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 선물같이 저에게 주어진 새로운 환경이었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저를 향해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의 모습에 따뜻함을 느끼고 저의 긍정적인 성격을 많은 선생님들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도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환경에서의 근무가 설레고 즐거웠으나 활동에 제약이 많은 아이들에게 저도 모르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점점 행동과 말을 조심하게 되고 모든 일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하는 저의 말투와 표정, 행동 등에서 아이들이 상처받지는 않을까 지레 겁을 먹고 하는 걱정에 저도 모르게 아이들의 표정을 살피며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매우 똑똑했습니다. 아이들의 눈치를 보는 저를 오히려 불편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입사하기 전 아이들에게 가정의 안정적인 느낌을 주고 싶고 여러 가지를 경험해 주어 퇴소를 했을 때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주고 싶다는 저의 다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지자 이게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생각을 바꾸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길 원해 아이들에게 잘한 행동에는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고 부족한 행동에는 따끔한 지적을 해주자 오히려 아이들과 저의 사이에 허물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서운하거나 불만이 있으면 저를 향해 소리도 지르고 눈물도 흘리지만 그런 모습 자체도 너무나 예뻐 보이고 아이들의 웃음 한 번에 고단함이 잊히는 것을 보면 저 또한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나 봅니다. 이 콩깍지가 절대로 벗겨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몸을 움츠리는 추운 겨울에 아이들을 만나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웃음을 짓는 봄이 된 지금 그리고 앞으로 활기찬 여름과 가을 그리고 또다시 움츠러드는 겨울까지 서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아름다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시간 동안 우리는 얼마나 뜻깊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요?
웃음이 많아지고 추억이 많아지는 우리 아이들의 성장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생활재활교사 신백조 선생님
- 다솜방 여자 이용인 담당
- 2020년 1월 1일 입사
- 수습기간 3개월 간의 주몽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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