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과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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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재활원에 입사하여 이용인들과 함께 생활한지 벌써 1년이나 되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짧게도 느껴질 수 있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뒤뜰의 앙상한 나뭇가지에 꽃이 피고 다시 그 꽃잎이 떨어져 푸릇한 녹색 잎들이 피어나는 걸 보면서 계절에 따라 변하는 나무처럼 우리 이용인들도 변하고 성장해 가는 게 느껴집니다.
작년에 함께 생활했던 훈이, 영이, 태오는 1년 사이 많은 부분에서 성장했습니다. 훈이는 새로운 장소와 공간에 가는 것을 두려워했었는데 지난 1년 동안의 지역사회 체험활동을 통해 이젠 외출을 즐기고 스스로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서 외출을 즐기고 있습니다. 영이는 자신만 생각하던 이기적인 모습들을 벗어내고 풍경방에서 다른 이용인들을 돕는 솔선수범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태오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서툴던 기저귀 교체와 양치질을 제법 잘하게 되었고, 더불어 자신보다 신체기능이 좋지 않은 형들을 자주 도와주곤 합니다.
물론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성장이 더디다 할 수 있겠지만 삶에 있어서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이 더디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뒤에서 지켜보며 지지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 동안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지금의 모습을 만든 것처럼 2019년도 주몽재활원에서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내딛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되고 싶습니다. 울퉁불통 모나거나 각진 디딤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 건너기에 불편함이 없는 넓고 평평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9. 04. 26.
풍경방 담당 / 사회복지사 정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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